M6
이름만 보면
BMW M6랑 이름이 같은 오늘의 주인공
오늘은 이 미국의 중전차 이야기
때는 바야흐로 1940년
1차대전 당시의 유럽 전차교리와 별 차이없는 교리를 굴리던 미군은
2차대전이 터지고 독일이 전차위주로 전격전을 벌이는 것을 보고
야 안되겠다 우리도 전차란 것을 맹글어보자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왜 그랬냐면
그 당시에 얘들이 가지고 있던 전차라고는
M2 중형전차가 고작이었던 상황에서
상대방의 전차들을 제압해 전격전을 막을 힘이 부족했고
이게 바로 수요로 연결되어 개발로 이어진 것이었다
아무튼 이렇게 새로운 전차개발을 시작하면서
50t짜리 중전차까지 개발할 것을 요구했고
1940년 5월 20일 설계에 착수하며 삽질이 시작되었다
처음 이 녀석의 프로젝트명은 T1이었는데
초기에는 꽤나 골때리는 물건이었다
설계는 남아있지 않고 문자로만 남아있는 이 녀석의 설계는
T1은 75mm T6 저속포가 장착된 주포탑 두 개
37mm 주포와 30구경 기관총, 20mm 주포와 30구경 기관총을 장착할 수 있는 부포탑 두 개
근접하는 보병을 막기 위해 4정의 30구경 기관총이 차체 정면과 후방에 배치
이거 어디서 많이 보지 않았는가?
그렇다
얘들은 이 소련의 T-100 같은 다포탑 전차를
더욱 방대하고 난잡한 형태로 만들려고 했던 것이었다
물론 저걸 보았던 스탈린이
자네들은 왜 탱크에 백화점을 차리려고 하나?
하고 압력을 넣어 폐기시켜버릴 정도였던 만큼
이 다포탑 전차라는 개념은 실전에서 가히 최악에 가까운 성능을 뽑은 물건이었고
결국 자신들도 이건 아니라고 생각했는지
정식 프로젝트로 승격된지 얼마 안된
1940년 10월에 이 다포탑 설계 개념을 버리고
이런 형태로 대폭 줄이게 된다
(주포탑 1 + 부포탑 1으로 바뀌었다가 저렇게 다시 변경되었다)
이렇게 어찌저찌 개발을 시작한 M6는
또 하나의 거대한 벽을 마주하게 된다
바로 구동계통이 그것이었는데
이 문제는 전형적인 이상과 현실의 시궁창적 괴리감으로 발생한 것이었다
50t짜리 차체를 기동성 좋게 굴릴려면 뭘 달아야할까 고민하던 개발진이
그냥 쉽게 1,000마력짜리 엔진을 올리면 해결되지 않을까?
하는 결론을 내면서 시작된 구동계통개발은
2차대전 중전차들 중
1,000마력급 엔진이 탑재된 양산형 중전차가 없다는 것에서 감을 잡았겠지만
(마우스가 1000마력이 넘긴 하지만 그건 1대만 뽑혀나와서 의미가 없다)
여러모로 삽질을 불러일으키게 되었다
일단 전차용 엔진을 개발한 적이 없었기에 항공기 엔진을 넣기로 결정했고
1,000마력급 엔진으로 라이트 G-200 엔진을 얹기로 결정했다
문제는 여기서부터 시작되는데
저 G-200 엔진은 원래 825마력을 내기로 되어있었고
960마력급으로 업그레이드하는 작업을 막 시작한 상태에서 선정해버린 것이었다
결정적으로 터졌던 문제는 다름아닌
얘와 궁합을 맞출 변속기와 현가장치가 전혀 개발이 안되었다는 점
결국 당장 쓸 중전차가 필요한데
엔진은 반쪽짜리에 변속기와 현가장치는 개발조차 안되었다는
가히 조별과제를 방불케하는 난장판이 벌어져버린다
(이후 현가장치는 어찌어찌 빠르게 만들었다)
그렇다고 손을 놓을 수는 없으니
부랴부랴 변속기를 선정하고 개발하기 시작한 개발진들은
중전차에 맞는 클러치가 없어 기존의 변속기를 달지 못하는 문제에 부딫혀
처음에는 제네럴 일렉트로닉의 하이드라매틱 변속기를 선정하고
(지금 쉐보레 차들에 들어가는 변속기가 이 변속기다)
1,000마력 엔진에 맞춰 T1의 개발을 시작했으나 갖은 문제점과 함께 개발이 계속 지연되었고
이 와중에 제네럴 일렉트로닉스 쪽에서
전기 구동 방식도 있는데 이걸로 가실라우?
기존의 5t이 아니라 2t으로 경량화 했으니 쓸만할거요
하고 제안을 하는 중구난방 개발이 계속되면서
결국 급하게 다른 토크 컨버터 변속기를 넣은 T1E2과
전기 구동기를 집어넣은 T1E1 2개의 프로토타입이 추가로 만들어지게 된다
이렇게 어떻게 엔진과 변속기를 맞춰내고
주포와 부포도 갖춰서 만들어진 M6 프로토타입들은
1941년 12월 8일
대일 선전포고 전날에 시연회를 하게 된다
잘 되었냐고 묻는다면
망했으요
로 답할 수 있는 이 시연회에서 이 프로토타입들은 별의별 문제를 다 터뜨렸는데
우선 시연 도중에 변속기가 반쯤 뻗어버리는 일이 벌어지고
파워 스티어링을 위해 넣은 유압 시스템은 5km만 가도 말썽을 일으키고
포탑이 회전하는 중에 회전을 담당하는 샤프트가 이상하게 맞물려서 고장나는 등
가히 총체적 난국에 가까운 상황을 일으켜버린다
그렇게 깽판을 치는 것을 본 미군은
일단 당장 써야하니까 T1E2 프로토타입 조금 개선해서
바로 생산하라는 명령을 내리게 된다
(기관총 장착 전차장 큐폴라를 일반 해치로 바꾸고 12.7mm을 차체에 달게한 후 7.62mm와 선택하도록 변경, 후면의 12.7mm 삭제)
저 말대로 뽑았더라면 어떻게든 수습이 되었을테지만
이 양산마저도 발목이 잡혀버렸으니
그건 바로 M6와 동시기에 개발을 시작해
빠른 속도로 개발을 끝내고 구원투수로 등판한 M3 리 전차였다
당시 영국군까지 얻어다 썼던 이 전차의 수요는
공장에서 M6가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게 만들어버렸고
결국 개발진은 생산량을 맞추기 위해
T1E2까지의 주조 차체와는 다른 용접 차체인 T1E3와
용접 차체와 함께 엔진까지 4개의 GM 6-71 엔진으로 갈아치운 E4까지 설계하기에 이른다
(E4는 설계안으로만 남았다)
결국 이를 보다못한 미군은
1080여대를 뽑으려던 기존 계획을 대폭 축소시켜
T1E2, T1E3를 M6, M6A1으로 명명해 115대로 줄여서 생산하기로 결정,
랜드리스용으로 따로 115대의 차량을 추가로 생산하기로 하였고
이 과정 중에
90mm M3 주포로 업그레이드하는 개선안도 나오고
드디어 전기 구동장치가 어느 정도 완성되어
T1E1의 개선이 끝나 M6A2로 명명되는 등의
반짝 주가 상승도 있었지만
여기서 기갑군 사령관 제이콥 데버스 장군의 결정적인 태클이 들어오니
이 중전차의 거대한 중량과 제한적인 전술적 사용 때문에
기갑군은 중전차가 필요가 없다
이 중전차의 무장을 강력하게 한다고 해서 더 무거운 장갑을 보충해 주지는 않는다
라며 개발 취소를 권고한 것
(이 사람은 60t짜리 중전차보다 30t짜리 중형전차가 더 낫다고 하던 인물이었다)
이렇게 결정타를 얻어맞은 M6 중전차는
결국 볼드윈 기관 회사에서 40대가 생산되고 끝나버렸고
이 40대마저 갈곳을 잃고 테스트용으로만 쓰이다가 1944년 12월
1대만 남기고 모조리 스크랩처리되고 만다
이렇게 역사속으로 사라진 M6 중전차는
전비중량 - 57t
전장 - 8.4m
전폭 - 3.1m
전고 - 3.2m
승무원 - 6명
(전차장, 조종수, 포수, 장전수, 부조종수, 탄약수)
최대속도 - 35km/h
항속거리 - 160km
장갑
차체 전면 상부 83mm
차체 전면 하부 101mm
차체 측면 상부 44mm
차체 측면 하부 70mm
차체 후면 41mm
포탑 전면 83mm, 내장 포방패 101mm
포탑 측면 83mm
포탑 후면 83mm
엔진 - 라이트 G-200 성형 9기통 공랭식 가솔린엔진 (960마력)
무장
76mm 50구경장 M7 대전차포 1문
37mm 53구경장 M6 대전차포 1문
볼마운트 M2 중기관총 2문
대공 브라우닝 M1919A4 1정
의 성능으로 만들어졌는데
겉으로 보면 나름 괜찮아보이는 성능이었다
1940~42년 연합군 측 물건임을 감안하면
확실히 중전차라 불려도 괜찮은 장갑과
고마력 엔진으로 우수한 기동력을 받고 대강의 화력은 갖춰내었기 때문
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다른 이유로도 다른 전차를 고르고 싶게 만드는 심각한 수준의 물건이었다
첫번째 문제가 바로 과하게 높은 차체와 궤도였는데
이는 다름아닌 초기 전차들의 설계였던
참호 돌파용 전차 설계를 도입하면서 생긴 일이었다
최초의 전차였던 Mk 시리즈 탱크부터 시작해
처칠로 대표되는 이 구조는
확실히 원래 목적인 참호 돌파로서는 효과적이었지만
과도하게 넓은 궤도 면적으로 인해 피탄당했을 때
기동불능이 될 확률이 높은 구조였다
거기에 2차대전으로 가면 참호가 사라져서 이 구조가 더 빛을 잃은 것은 덤
두번째로는 대형 전차 개발 경력이 전무한 상태에서
급하게 만들다보니 생겨난 문제점이었는데
내부가 너무 복잡했다
엔진으로 탑재한 G-200 엔진은 항공기용 공랭 엔진으로
전체적인 크기가 전차에는 어울리지 않게 너무 컸다
이는 곧바로 엔진이 들어갈 차체를 크게 만드는 원인이 되었고
참호 돌파용 설계로 높은 차체를 가진 이 놈의 키를 더욱 키워
피탄면적을 늘려버리는 악순환을 불렀으며
엔진과 함께 채택된 구동계통 자체도
초기 물건이라 어쩔 수 없이 난감한 수준의 신뢰성을 보여주었다
세번째로 전차 설계를 초보들이 했음을 증명한 부분이
다름아닌 승무원 배치였는데
76mm 밖에 안되었음에도
장전수와 탄약수가 따로 있어서
차 안의 탄약수가 차내의 탄약을 꺼내 포탑의 장전수에게 건네주는
상당히 비효율적인 구조로 완성되었고
그나마도 이 6명의 배치가 이상해서 포탑 회전, 주포와 부포 사용시에 제약이 걸리는
정말 눈물나는 상황이 자주 나왔다
이런 점들을 다 감안해도
일단은 당장 쓸 중전차라는 목적에는 어느정도 맞춰서 나온 편이었다
그게 다 중전차는 필요없다능! 중형이 최고라능! 으로 태세전환하며 나가리먹여서 문제였지
IF의 이야기를 해보자면
만약 정말 미군이 당장 쓸 중전차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그대로 유지하고
M6를 각잡고 뽑았더라면
꾸준히 들어오는 피드백을 통해
신뢰성이 낮았던 구동계통의 품질을 올리거나
설계를 바꿔서 새로 개선한 구조로 바꿔
승무원 효율을 개선시킬 수도 있었을 것이다
화력?
이 계획이 끝장나기 전에
포탑의 구조를 손봐서 90mm M3 주포로 업그레이드하는 개선안이 나왔던 만큼
큰 차체를 통한 업그레이드 용이성을 살려서
충분히 대전 끝까지 굴릴 수 있었을 것이었다
생산량은 뭐 미군이니 더 말할 필요도 없었을테고 말이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최소한
퍼싱이 나오기 전까지
셔먼이 판터부터 티거까지 전면에서 상대해야했던
이딴 개같은 상황은 확실히 안 벌어졌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여담으로
이 M6의 바리에이션 중에는
상당한 거구의 모델이 있었는데
바로 M6A2E1이 그 주인공이었다
요새화된 지역을 뚫어내기 위해
T1E1에서 포탑링과 포탑을 갈아치우는 등 극한까지 튜닝한 이 모델은
T29에 올리려고 했었던 프로토타입 포탑에
105mm 주포를 달아 M6 차체에 올리고
차체 전면의 운전수용 창과 기관총을 제거하고
190mm 장갑판이라는 엄청난 떡장을 발라버릴 계획이었다
다만 이것도 기존 M6 형제들과 비슷하게
아이젠하워에게 들고 갔다가
이런 극단적인 전차는 필요없다고 하면서 빠꾸먹고 끝나고 말았다
그래도 실물 프로토타입의 경우
105mm 주포의 실험용으로 사용되면서 대충 밥값은 하고 간 것이 위안이랄까
사실 이 녀석이야말로 M6와 달리
실제로 등장했을 때 활약이 의심이 가는 물건인데
무리한 튜닝으로 무게가 77t으로 엄청나게 늘어나
등판능력이 하락하고 저 신뢰성 낮은 구동계통이 감당할지 의문이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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